[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올해 정시 원서접수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그동안 수요자들은 알 수 없었던 ‘깜깜이 추가 수시이월’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수험생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정시 원서접수 도중이나 이후 발생한 수시 합격생의 등록 포기로 인한 수시이월의 경우 관행적으로 ‘은근슬쩍’ 정시 사정에 포함해 선발해 온 사실이 베리타스알파 취재결과 밝혀졌다. 문제는 올해의 경우 그 영향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의대증원 발 연쇄적인 이탈과 추합, 내년 의대증원 100% 반영을 노린 이탈로 수시이월 자체가 증가할 뿐 아니라 추합 통보 마감일 합격자를 발표하는 연세대 논술전형 261명 추가선발까지 겹치면서 ‘깜깜이 추가 수시이월’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이미 맞물린 변수들로 입시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추가 수시이월’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돌출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깜깜이 수시이월’이 문제인 이유는 수험생이 원서접수 전후에 접하는 정보와 실제 대학이 최종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데 있다. 정시 원서접수 사이트의 실시간 경쟁률도 물거품으로 만들 뿐 아니라 심지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도 1차 수시이월만 반영된 입결이 공개돼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시 수능전형은 ‘수능 한 줄 세우기 전형’이라고 불릴 만큼 모집인원에 따른 입결 변동이 큰 전형이다. 수험생이 애를 태우며 정시 실시간 경쟁률을 확인하고 막판까지 경쟁률이 낮은 모집단위에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험생이 알고 있는 모집인원이나 경쟁률이 실제 대학이 선발한 모집인원/경쟁률과 차이가 발생하면서 수요자에게는 사실상 블라인드 입시가 진행되는 셈이다.
문제는 당장 올해 입시부터 ‘깜깜이 수시이월’의 규모와 영향력이 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의대증원으로 최상위권서부터 내려오는 이탈과 내년 의대증원 분 100%를 노린 등록포기가 겹치면서 수시이월 자체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는 상태. 여기에 논술전형으로 261명을 추가 선발하는 연대가 수시 미등록 추합 통보 마감일인 26일 합격자를 발표, 타 대학이 1차추합을 진행할 시간 여유가 거의 없어졌다. 특히 올해 맞물린 변수로 정시 시계가 흐려진 가운데 수험생과 학부모의 수시 등록포기 결단이 늦어지면서 대학이 적극적으로 추합 전화를 돌리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요자는 모르는 추가 수시 이월인원’.. 정시 경쟁률 기반 입시전략 ‘물거품’>
수요자에게 공지되지 않는 ‘깜깜이 수시 이월 인원’의 정체가 드러났다. 수요자가 아는 정시모집인원/경쟁률과 달리 대학은 정원과 경쟁률에 반영된 1차 수시이월 이후 발생한 추가적 수시이월인원으로 정시 모집인원을 증가시켜온 사실이 베리타스알파 취재결과 18일 드러났다. 통상 12월 말 정시 원서접수 직전 수시 이월인원(이하 1차 수시이월)을 포함해 최종 정시 모집인원을 공개한다. 문제는 1차 수시이월 이후에도 수시 등록 포기 등의 이유로 정시 원서접수 도중이나 이후에도 수시이월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는 데 있다. 이 경우 별도 공지 없이 관행적으로 ‘은근슬쩍’ 정시 사정에 포함해 선발해온 것이다.
특히 일부 대학은 정시 원서접수 기간 원서접수 사이트의 모집인원과 경쟁률에도 반영되지 않으며 심지어는 어디가 입결에도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세종대의 경우 지난해 정시요강상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에서 가군 일반학생전형으로 63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1차 수시이월이 3명 발생해 66명을 모집, 350명이 지원하며 5.3대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하지만 수시/정시 합격자 발표가 모두 끝난 올해 2월21일 기준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는 수시이월이 2명 더 발생해 최종적으로는 68명을 선발했다. 사실상 경쟁률은 5.3대1이 아닌, 5.15대1이었던 셈이다. 세종대 입학처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올라간 경쟁률은 정시 원서접수 이후 발생한 수시이월이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경쟁률과 공시 올리는 경쟁률 같은 경우 5명이 추가된 68명 선발로 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어디가의 2024학년 전형결과에서도 경쟁률은 추가 수시 이월 2명이 반영되지 않은 모집인원 66명 기준의 5.3대1로 기재되어 있다.
최대 피해자는 정시에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불가피한 대부분 수험생이다. 정시의 경우 ‘소나기 지원’이 쏟아질 만큼 경쟁률 낮은 모집단위를 향한 전략적인 지원이 많다. 경쟁률이 높아 타 모집단위에 지원했지만 실제로는 경쟁률이 그리 높지 않았다면 지원과정의 노심초사가 모조리 무위로 돌아가는 셈이다.
특히 추가모집이라는 제도가 있음에도 대학이 무리하게 정시 전형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이유는 추가모집에서 학생이 선발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막판 대입 찬스’로 불리는 추가모집의 경우 수시에 일체 합격한 적이 없는 학생을 지원자격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지원자 폭이 좁은 특징이 있다. 특히 추가모집의 경우 지원횟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이탈자가 다수 발생,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을 충원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현행 규정 ‘대학 자율’.. “추가모집 대신 정시사정에 포함해 선발”>
이 같은 깜깜이 전형운영이 가능했던 것은 관련 규정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모집요강에 ‘수시 등록결과에 따라 정시 모집인원이 변경될 수 있다’는 문구만 기재함으로써 사실상 대학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2월까지 발생하는 수시이월의 경우 언제까지 홈페이지에 발표해야 한다는 등의 규정이 따로 없다. 최종 정시 모집인원을 제출하라 하든가 어디에 입력하라 하든가 등의 기준도 없다”고 말했다.
정시모집 진행 도중 발생하는 ‘깜깜이 수시이월’을 둘러싼 규정이 없는 탓에 대입은 대학 자율로 흘러간다. 실시간으로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수시이월을 공지하는 대학이 있는 반면 모든 수시/정시 사정이 다 끝나고 최종 선발인원을 공개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가톨릭대의 경우 지난해 정시에서 원서접수 도중 발생하는 수시이월의 경우 홈페이지 실시간 공지와 원서접수 사이트인 어플라이를 실시간으로 수정했다. 수험생이 실시간으로 증가한 모집인원과 경쟁률 변동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 이후 발생한 수시이월은 정시 추가합격에 포함해 선발, 추합 현황을 공개할 때 모집인원에 포함해 공지했다. 세종대의 경우 실시간 공지나 어플라이 수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깜깜이 수시이월’이 포함된 최종 모집인원을 추가합격 발표가 모두 끝난 2월21일 공개했다. 최종 모집인원을 공개하긴 했지만 수시/정시 전형이 모두 끝난 상태에서 공개된 시점이라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추가로 발생한 수시이월이 실시간으로 제공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복잡한 행정적 절차를 이유로 꼽았다. 이월인원 공지 또는 수정 정시요강 등을 탑재하기 위해선 총장 결재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최소 하루이틀은 소요된다는 것이다. 특히 급하게 흘러가는 정시 원서접수와 전형 상황에서 해당 업무부터 처리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내년부터는 행정적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대학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교협이 전결 규정을 허용했기 때문. 대교협 관계자는 “올해 대학 대상 권역별 설명회를 진행하다 보면 총장 결재까지 맡아서 내려와야 하는 절차가 복잡하니 처장까지만 받는 식으로 진행해도 되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이에 올해 처음으로 대학 내 정규 규정이 있으면 그 규정에 근거해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다만 “학칙 변경 등의 절차 시간까지 고려한다면 올해는 어렵고 빠르면 내년부터 적용 가능하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깜깜이 수시이월’ 2025정시 심화하나.. “각종 변수 맞물린 영향력 증가”>
문제는 오해 정시의 경우 ‘깜깜이 수시이월’이 곳곳에서 발생하며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의대 증원으로 최상위권서부터 이탈과 추합이 다수 발생, 하위 대학/모집단위의 경우 연쇄적으로 내려오는 이탈에 수시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시이월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의대 증원분이 100%로 반영되기 때문에 수시 합격생 중 내년 정시 준비를 위해 아예 등록을 포기하는 수험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2월 본 등록 기간에 등록을 포기하게 되면 그 인원은 100% 깜깜이 수시이월이 된다.
연대 자연계 논술전형 261명 추가 선발 역시 변수다. 연대가 합격자를 수시 미등록 충원합격 통보 마감일인 26일에 발표, 이미 등록을 한 학생들이 ‘연대 행’으로 등록을 대거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합격자 발표일이 충원합격 통보 마감일이기 때문에 타 대학이 추합 전화를 돌릴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연쇄적인 이탈에도 타 대학이 대응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서성한’ 등 상위권 대학들에서 발생할 등록포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올해의 경우 대학이 보다 적극적으로 수시 추합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의대 증원 등 정시에서 변수가 겹치면서 정시에서 인원을 충원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적극적으로 전화를 돌리며 최대한 수시에서 인원을 충원하려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단 대학은 수험생의 빠른 결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험생이 얼마나 빠르게 판단해 기존 대학 등록을 포기해 주는가에 따라 수시 이월인원 발표 시점도 달라져 혼란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만 올해는 의대증원과 무전공 확대, N수생 대거 합류 등 여러 이슈가 겹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가치판단이 어려워진 상황, 빠른 판단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교육계에서는 이미 여러 변수가 맞물리면서 입시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또 다른 변수마저 등장했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행정편의주의적인 입시제도의 허점을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더해 대학의 자발적인 노력까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왜곡된 블라인드 입시가 올해는 물론 이후 대입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전문가는 “모집인원이 변경될 수 있다는 무책임한 문구로 깜깜이 전형을 운영하는 식이다. 입시는 무엇보다 정보 공개와 공정성이 중요한데 수험생이 알고 있는 정보와 실제 대학이 적용하는 입시가 다른 것은 분명히 납득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학은 수요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최대한 입시에 블라인드된 정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정시 수능전형은 수능 한 줄 세우기 전형이라고 불릴 만큼 모집인원에 따른 입결 변동이 큰 전형이다. 그런데 수험생 모르게 인원을 더 선발한다 하니, 추합 등까지 고려해 전략을 세우는 수험생 입장에서는 당황스럽다. 이는 명백한 수요자 기만이다. 분명히 입학처 게시판을 통해 한 줄 공지라도 올리는 것이 가능할 텐데 이것을 안 하는 것은 대학의 행정편의주의”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