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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 한달 앞두고 자소서 추천서 변경 '당혹'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경기과고가 2024학년 모집요강을 21일 공개했다. 모집인원과 선발방식 등 전체적인 틀은 지난해에 비해 큰 변화가 없지만 자소서의 항목이 기존 3문항에서 5문항으로 확대됐다. 공동체역량을 묻는 문항, 자기주도적학습역량을 묻는 문항,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문항이 새로 추가됐고, 기존의 독서기록 문항과 수학/과학 영재성을 기술하는 문항은 글자 수가 각 300자 이내에서 400자 이내로, 600자 이내에서 800자 이내로 증가했다. 지난해 경기과고 자소서 분량은 3개 문항 1500자 이내였으나 올해는 5개 문항 3000자로 늘어난 셈이다. 일반전형 지원자가 제출해야 하는 교사 추천서도 2개에서 3개로 늘었다.
경기과고 입시를 준비해 온 수험생들은 갑자기 변경된 자소서 문항과 늘어난 추천수 개수에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경기과고의 모집요강이 발표된 시점으로부터 원서접수 시작일까지 불과 한 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그간 지난해 요강을 토대로 준비해온 자소서를 한 달 내에 다시 뒤엎어야 하는 상황이다. 추천서를 작성해 줄 교원 또한 한 달 내 추가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한 입시전문가는 “한 달이라는 시간은 수험생들이 입학전형을 살펴보고 관련 서류를 준비하기에 턱 없이 부족하다. 영재학교의 모집요강이 늦게 발표되는 탓에 수험생들은 어쩔 수 없이 지난해 요강을 토대로 전형을 준비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식으로 사전예고 없이 갑자기 서류양식을 변경해버리는 것은 수요자들을 아예 무시하는 처사다”라고 비판했다.
경기과고의 모집인원은 정원내 일반전형 120명, 정원외 추천관찰전형 12명 이내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지역인재 선발인원과 선발방식도 동일하다. 경기도 31개 기초자치단체와 경기도 이외 16개 광역자치단체에서 1명씩 최대 47명을 선발한다. 선발 대상은 2단계 전형 결과 순위가 정원의 2배수 이내이면서 각 지역별 1위를 기록한 학생이다. 일반전형 안에서 선발하기 때문에 전형방법도 동일하다. 원서접수는 5월30일부터 6월2일 오후5시까지다. 전형은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영재성검사/관찰(소집), 3단계 영재성캠프 단계로 진행된다. 일반전형의 경우 2단계에서 영재성검사를 진행하는 반면 관찰소집전형은 관찰(소집)을 진행하는 차이가 있다. 전형별 중복지원은 불가능하다.
경기과고는 1983년 국내최초 과고로 개교해 2010학년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했다. 영재학교로 전환한 2010학년 직전까지 27년 간 '과고 효시'로서 롤모델 역할을 해왔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만큼 ‘과고 출신 1호 박사’를 비롯해 유난히 박사를 많이 배출한 학교이기도 하다. 진학실적도 매년 전국 최상위권을 다툰다. 정경희(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2023학년 서울대 최종등록 출신고 순위’ 자료에 따르면 경기과고는 수시46명 정시11명으로 전체 57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다. 이공계 영재육성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이공계특성화대 진학률 또한 우수한 모습이다. 한국에너지공대를 제외한 '카포지디유' 5개교로부터 제공받은 고교별 등록 자료에 따르면 2023학년 KAIST 27명, 포스텍 1명, 지스트 3명, UNIST 4명 등 35명의 등록자를 배출했다.
<지역인재 선발 최대 47명.. '전년 동일'>
경기과고의 2024학년 모집인원은 정원내 일반 120명, 정원외 추천관찰 12명 이내다. 일반전형에는 지역인재 선발인원 47명이 포함됐다. 중3 재학생은 물론 졸업생과 검정고시, 중1,2학년 재학생도 지원 가능하다. 정원외 지원자격은 사회통합대상자다. 교육급여수급자, 국가보훈대상자(자녀), 한부모가족, 차상위계층, 특수교육대상자, 준사관/부사관 자녀, 다문화가정 자녀, 조손가정 학생, 다자녀가정가녀 등이 포함된다. 면단위 소재지 중학교 졸업예정자와 기타 가정형편이 어렵다고 학교장이 판단해 검증한 학생도 사회통합대상자에 해당된다.
지역인재선발은 경기도 산하 31개 기초자치단체와 경기도 이외 16개 광역자치단체에서 1명씩 모두 47명을 선발한다. 세부적으로 경기도 산하 31개 기초자치단체는 가평 고양 과천 광명 광주 구리 군포 김포 남양주 동두천 부천 성남 수원 시흥 안산 안성 안양 양주 양평 여주 연천 오산 용인 의왕 의정부 이천 파주 평택 포천 하남 화성이다, 경기도 이외 16개 광역자치단체는 서울 인천 강원 경남 경북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서울 세종 울산 전남 전북 충남 충북 제주다. 선발 대상은 2단계 전형결과 순위가 정원의 2배수 이내이면서 각 지역별 1위인 자로 전형 방법은 일반전형과 통합해 모든 단계를 동일하게 진행한다.
전형 전반을 통틀어 지원자의 인성과 영재성, 중학교 수학/과학에 대한 교과지식을 바탕으로 한 융합적 사고력, 창의적 문제해결력 등을 평가한다. 1단계는 서류평가로 진행된다. 영재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지원자 전원을 선발하며 세부인원은 공지되지 않았다.
자소서 양식은 올해 대거 개편됐다. ‘자신이 읽은 책 중에서 인상 깊었던 책 3권을 선정하고 그 중 한 권을 골라 자신에게 미친 영향 또는 가장 인상깊었던 이유를 쓰시오(400자 이내)’, ‘지원자가 수학과학 분야에서 영재성이나 잠재가능성을 가졌다고 판단하게 된 근거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쓰시오(800자 이내)’, ‘지원자가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노력한 경험과 이를 통해 배운 점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쓰시오(600자 이내)’, ‘지원자가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게 된 근거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쓰시오(600자 이내)’, ‘경기과고가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키워드를 제시하고 설명하시오(600자 이내)’까지 총 5개 문항 3000자 분량이다.
2단계는 지필평가 형식의 영재성검사로 진행된다. 정원내 모집인원 120명의 1.5배수인 180명 내외를 선발한다. 2024경기과고 입시 대비를 위해 최근 공개된 2023학년 2단계 기출문제를 참고할 수 있다. 영재학교의 2단계 기출문제는 교육부가 2020년 11월 발표한 '영재학교/과고 입학전형 개선방안'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의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과고의 2단계 영재성검사는 유형Ⅰ과 유형Ⅱ로 나뉘어 출제됐다. 유형Ⅰ은 단답/서술형 중심으로 20문항이 출제됐고, 유형Ⅱ는 정답 개방성이 높은 '열린문항'을 중심으로 4문항이 출제됐다. 지원자의 논리성 독창성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하는 문항이다. 유형Ⅱ에 출제된 4개 문항은 각 소문항 3개씩으로 구성됐다.
3단계는 영재성캠프로 1일 일정으로 진행한다. 영재성캠프를 통해 일반은 120명, 추천관찰은 12명 이내를 선발한다.
<원서접수 5월30일부터.. 2단계 영재성평가/관찰 7월10일>
원서접수는 5월30일 오전9시부터 6월2일 오후5시까지 원서접수 사이트를 통해 가능하다. 입학원서/서약서/자소서 입력 기한도 동일하다. 올해 역시 영재학교 중복지원은 금지되니 유의해야한다. 중복지원한 사실이 발견되는 경우 불합격 처리하며, 합격자 발표 이후에도 합격과 입학을 모두 취소할 수 있다. 우편 서류제출은 5월30일부터 6월2일까지로, 6월2일 소인까지만 인정된다. 추천서 입력은 5월30일 오전9시부터 6월5일 오후9시까지 가능하다. 1단계 합격자는 6월30일 학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단계 평가는 지필평가 형식의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평가(영재성평가)로 날짜는 7월9일이다. 전국 영재학교 8개교가 모두 동일한 날에 시행한다. 정원외 추천관찰 지원자는 영재성검사를 응시하지 않고, 소집 후 관찰만 진행한다. 2단계 합격자발표는 8월4일로 예정됐다.
3단계 영재성캠프는 8월12일 하루 일정으로 진행된다. 3단계 합격자 발표는 8월25일 예정됐다. 각 단계 전형에 미등록하거나 불참하는 경우에는 불합격 처리되니 유의해야한다.
<서류제출 세부사항.. 온라인 접수 후 우편제출 진행>
먼저 온라인 원서접수를 진행한 뒤 입학원서, 서약서, 자소서, 교사추천서를 입력해야한다. 자소서와 추천서에는 각종 교외대회 실적, 인증시험 성적, 자격증, 영재교육원 재학 또는 수료여부를 작성할 수 없다. 추천서는 총 3명의 교사가 각 1부씩 작성해야한다. 휴직 중인 교사나 타학교 재직, 기간제 교사도 추천서 작성이 가능하다.
우편제출까지 진행해야하는 서류는 입학원서, 서약서, 학생부Ⅱ다. 입학원서와 서약서는 온라인 입력 후 출력해 소속 학교장, 보호자, 지원자의 서명/직인이 필요하다. 학생부Ⅱ는 제외되는 항목 없이 모두 출력해야하며 단면 인쇄해야한다. 모든 면 우측 상단에 접수번호를 수기로 기재한 후 클립으로 상철해 제출하면 된다. 추천관찰 지원자는 대상자 증빙서류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2023 경기과고 경쟁률 5.31대1 '하락'>
경기과고의 2023학년 경쟁률은 정원내 기준 5.31대1로 나타났다. 모집인원 120명에 637명이 지원한 결과다. 전년 6.08대1(모집인원120명/지원인원730명)보다 하락한 수치다. 전년과 모집인원은 동일하지만 지원자가 93명 감소했다. 2022학년과 마찬가지로 영재학교 중복지원 금지, 의약학계열 지원 제한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원외 전형에서는 3.25대1(12명/39명)을 기록했다. 전년 3.58대1(12명/43명)보다 소폭 하락했다.
정원내/외전형을 합친 전체 지원자 676명 중 경기도는 500명(74%), 서울/인천은 147명(21.7%), 수도권 외 지역은 29명(4.3%)이다. 특히 경기도 지역은 전년 558명(73.5%)보다 비율이 소폭 올라, 2022학년부터 시행된 지역인재 선발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일반전형 지원자 637명 중 경기도는 476명(74.7%), 서울/인천은 138명(21.7%), 수도권 이외는 23명(3.6%)의 분포를 보였다. 추천관찰전형의 지원자 39명 중 경기도는 24명(61.5%), 서울/인천은 9명(23.1%), 수도권 외 지역은 6명(15.4%)을 기록했다.
학력별 분포로는 전체지원자 676명 중 중3은 431명(63.8%), 중2는 242명(35.8%), 중1 2명(0.3%), 검정고시 1명(0.1%) 순이었다. 전년 전체지원자 773명 중 중3 430명(55.6%), 중2 337명(43.6%), 중1 5명(0.6%), 외국학교 1명(0.1%)였던 것과 비교하면 중2 지원자 수가 100명 가까이 감소하면서 전체 경쟁률의 하락이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의약학계열 열풍, 통합형 수능 유불리 등으로 인해 의약학계열 지원 제한이 적용되는 과고에 조기진학 하는 것보다 의약학계열 강세인 자사고나 교육특구 일반고에 진학하길 선택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성별분포는 전체 지원자 676명 중 남학생 562명(83.1%), 여학생 114명(16.9%)로 남학생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전년 전체 지원자 773명 중 남학생 656명(84.9%), 여학생 117명(15.1%)보다 모두 소폭 하락했다. 2022년 5월 기준 학교알리미 공시에 따르면 경기과고 전체 재학생 379명 중 남학생은 333명(87.9%), 여학생은 46명(12.1%)의 분포를 보인다. 의약학계열 열풍, 통합형 수능 유불리, 정시확대 등으로 인해 의약학계열 실적이 압도적인 자사고나 교육특구 일반고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남학생은 영재학교/과고, 여학생은 외고/국제고를 선호하는 기본 틀에 균열이 생길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으나 현재로서는 영재학교/과고의 '남초 현상'이 여전함을 알 수 있다.
<의약계열 진학 제재 방안 명시.. 이공계열 진학 확약서 제출해야 지원 가능>
경기과고는 2024모집요강에서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의약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명시했다. 원서접수 시 이공계열 진학 확약서를 출력해 서명한 뒤 제출해야 한다. 이공계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과학영재학교 특성상 의약계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에겐 불이익을 부여한다는 설명이다. 공개된 제재 방안은 진로 진학 지도 미실시, 교육비 및 장학금 환수, 정규 수업 시간 외 기숙사 및 도서관 이용 제한 등이다. 추가로 의약계열 지원을 희망할 경우 학생부Ⅱ를 제공한다. 학생부Ⅱ는 교과학습발달상황에서 학점으로 표기되지 않고, 석차등급이 제공되는 차이가 있다. 연구 및 리더십 활동 등 영재학교에서 추가로 운영되는 교육과정도 반영되지 않으며, 창의적 체험활동 등의 일부 항목이 공란으로 처리된다. 의약계열에는 의대 치대 수의대 한의대 약대가 포함된다.
영재학교 8개교는 2022학년부터 의약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강화했고, 지난해와 올해 역시 동일한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영재학교 입학전형 응시를 희망하는 지원자와 보호자는 응시원서에 명시된 제재 방안에 서약해야 원서접수가 가능해진다. 제재 방안에 의하면, 영재학교 입학 후 의약계열로 진학을 희망하거나 지원하는 학생의 경우 대학 진학과 관련된 어떠한 상담과 진학 지도도 받을 수 없다. 일반고 등으로의 전출이 권고되며, 정규 수업시간 외에는 기숙사와 독서실 등 학교 시설을 이용할 수 없다. 영재교육을 위해 투입된 추가 교육비와 영재학교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은 모두 환수된다.
하지만 이미 선행되고 있던 제재 방안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영재학교 8개교 모두 이전부터 장학금 회수 및 추천서 작성 금지 등의 조치를 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재학교 학생의 의약계열 진학률은 갈수록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숙사 및 독서실 사용 금지, 일반고 전출 등의 방안 역시 재학생에게만 해당된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등 교육과정과 상이한 영재학교 교육 특성상, 영재학교 출신 학생은 대부분 재수를 통해 의대 진학을 꾀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더불어민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전국 영재학교/과학고 2022 정시 의약학계열 지원자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 의예 정원 30명 중 8명이 영재학교 출신이다. 결국 고교의 해결방안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대가 문제 해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 높은 방법인 셈이다. 기본적으로 영재학교는 내신경쟁이 어렵고, 정시를 준비하는 교육과정이 아니어서 현재 의대로 진학하는 수시의 학종이나 교과전형, 정시의 수능전형 등과는 맞지 않다. 의대 진학이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지원을 강행하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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