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고교학점제가 반영되는 2028대입을 앞두고 대학별 ‘권장과목’이 사실상 고교 과목 선택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수시 학종은 물론 교과전형과 정시까지 정성평가 흐름이 강화되면서 전공 연계 교과 이수 여부를 살피는 대학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각 대학들은 모집단위별 권장과목을 안내하며 수험생들의 과목 선택을 돕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0일 ‘2028학년 권역별 대학별 권장과목’을 정리해 공개했다. 총 45개 대학의 모집단위별 핵심과목과 권장과목을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대학별로 흩어져 있던 권장과목을 권역별로 묶어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험생은 동일 권역 내 대학들의 전공별 요구 과목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고, 지역 대학과 수도권 대학의 권장 기준 차이도 분석 가능하다. 대교협은 “필수 이수 기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고교 현장에서는 전공 선택을 가늠할 수 있는 사실상의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고교 과목선택 가이드라인 ‘대학별 권장과목 주목’>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이후 첫 대입인 2028학년을 앞두고 대학별 ‘권장과목’의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수시 학종은 물론 교과전형에서도 정성평가 흐름이 강화하고, 심지어 정시 교과평가 반영 대학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 특히 교과평가에서 전공 연계 교과 이수 여부를 정성적으로 반영하는 흐름 역시 확산되고 있다.
권장과목의 영향력이 확대되자 대교협은 20일 ‘2028학년 권역별 대학별 권장과목’을 정리해 발표했다. 자료는 단순 참고자료라는 설명과 달리, 고교 현장과 수험생 입장에선 사실상 전공 선택의 가이드라인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30일 공개된 각 대학의 ‘2028학년 모집단위별 반영과목 발표 자료’를 토대로 대학/모집단위별 권장과목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 대교협 측은 “필수 이수 기준이 아닌 모집단위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자료”라고 선을 그으면서 세부 지원자격과 전형방법 등은 반드시 각 대학 발표자료를 확인해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총 45개 대학의 모집단위별 핵심과목과 권장과목을 확인할 수 있다. 가톨릭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국민대 덕성여대 동국대 서울과기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숭실대 중앙대 한국체대 한양대 인하대 경기대 단국대 성결대 아주대 한국항공대 한양대(ERICA) 협성대 경성대 동아대 부산대 경북대 영남대 포스텍 진주교대 국립한밭대 대전가톨릭대 충남대 강원대(춘천) 강원대(삼척/도계) 한라대 건국대(글로컬) 충북대 단국대(천안) 한국기술교육대 광주교대 전남대(광주) 전남대(여수) 조선대 원광대 전북대 전주대로 구분되어 있다. 특히 지역별로 정리되어 있어 ‘인서울’ 등 타겟 지역별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효율적이다.
계열별로 살펴보면 자연계열의 경우 다수 대학이 수학에서 미적분/기하 등 심화 과목을, 과학에선 Ⅱ과목 또는 진로선택 심화과목을 권장하는 흐름을 보인다. 의약계열은 생명과학·화학 심화 과목을 강조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반면 인문사회계열은 제2외국어/한문, 경제/정치/법 등 전공 연계 사회과목을 권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권장과목이 단순히 “어떤 과목을 들으면 가산점”이라는 차원을 넘어, 대학이 전공 수학에 필요한 기초학업역량의 최소 수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자료는 12일 탑재된 '2028학년 계열별 대표 모집단위별 반영과목'이다. 공학 교육 사회 예체능 의학 인문 자연까지 총 7개로 계열을 구분하고, 이와 연계된 모집단위를 개괄적으로 정리,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기타 각 과목을 반영하는 대학을 정리해두었다.
일각에서는 고교학점제의 취지가 학생 선택권 확대에 있는 만큼, 대학이 사실상 ‘필수에 가까운 권장과목’을 제시하는 건 자율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현장에선 “오히려 필요한 정보”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전공 선택이 세분화되고 교육과정이 복잡해진 상황에서, 대학이 요구 역량을 명확히 안내하는 것은 혼란을 줄이는 기능을 한다는 평가다.
교육부 역시 권장과목 제시를 정보 제공 차원으로 보고 있다. 전공 수학에 필요한 기초 역량을 사전에 안내하는 것은 수험생의 준비 부담을 줄이는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은 본인이 원하는 진로가 있고, 그에 맞게 원하는 대학 전공이 있을 것이다. 전공에 적합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본인들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지 모를 수 있다. 때문에 어떻게 보면 대학이 사전에 가이드를 줄 필요가 있다. 사전 정보제공 차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권장과목을 명시하는 대학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교과전형/수능위주전형 정성평가 강화 흐름 속 과목 선택 가이드라인>
형식은 참고자료지만, 시점은 예사롭지 않다. 2028대입은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되는 첫 대입이기 때문. 대학들은 이미 2026학년부터 모집단위별 권장과목을 구체화하며 전공적합성 평가를 강화해왔다. 앞서 상위대학인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등은 2026학년에 적용할 권장과목을 학종 가이드북 등을 통해 공개했고, 서울대 경희대 건국대 동국대 숙명여대 등은 2028학년 적용 기준을 선제적으로 안내했다. 특히 일부 대학은 정시에서도 교과이수 현황을 반영하겠다고 밝히며 권장과목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대학별 온도 차는 존재하지만, 공통된 흐름은 ‘전공과 무관한 무작위 선택’은 더 이상 유리하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대입이 정량평가보단 정성평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대학별 권장과목을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실제로 서울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4일 공개한 ‘쎈(SEN)진학 2027대입 고3 학년 초 대입전형의 이해와 대비’ 자료집에 따르면, 교과전형에서 서류평가를 반영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더 이상 내신만으로 선발이 어렵다고 판단, 서류평가를 통해 학생의 전공 관심도 등을 확인하려는 일환인 것으로 분석된다. 2027대입에서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한양대 경북대 광주교대 동국대(WISE) 부산대 등 10여 개 대학에서 교과전형에 서류평가를 반영한다. 대부분 교과성적을 정량평가로 일정 비율 반영하고 서류평가를 일정 비율(10~30%) 반영한다. 학종 서류평가와 유사하게 정성평가를 하거나 교과활동 중심의 정성평가를 하거나, 교과이수 현황을 반영하기도 한다. 교과전형에서도 단순 내신 등급을 넘어 과목 간 위계와 선택 맥락을 살피는 정성평가가 강화되는 추세라는 것이다.
정시 학생부 반영 흐름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중 절반 이상이 2028정시에서 학생부를 반영한다. 서울대(2023) 고대(2024) 연대/한대/성대(사대)(2026), 동대/중대(2027)에 이어 경희대(2028)가 합류하며 정시에서도 학교생활 충실도를 평가하는 흐름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정시 학생부 반영 선도대학인 서울대는 2028정시 일반전형에서 교과역량평가 비율을 40%까지 높인다고 밝히면서 타 대학 역시 학생부 강화 흐름이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2028대입에서 수험생은 희망 모집단위 관련 권장과목을 살펴보고, 나아가 해당 모집단위의 요구 역량을 분석해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대학 역시 권장과목 이수 여부 자체뿐 아니라, 진로 탐색 과정과 과목 간 연계성, 심화 이수의 일관성을 함께 살핀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 고교학점제 체제에서 과목 선택은 곧 학업 설계이자 전공 준비 과정이 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