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신현지 기자] 올해 대학별 고사 대비의 ‘첫 단추’인 ‘2025학년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이하 선행보고서)가 지난달 말까지 모두 공개됐다. 2015학년 시작해 올해로 시행 11년 차를 맞이한 선행보고서는 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구술고사, 실기/실험고사, 교직적성/인성검사 등 대학별고사가 고교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을 준수했는지 평가하는 대학 자체 보고서다.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모든 대학들은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매년 3월31일까지 선행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대학별고사의 기출문제와 출제의도/근거, 채점기준, 예시답안 등을 수록하고 있어 수험생이라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자료다.
선행보고서가 주목받는 이유는 수험생이 ‘기출문제집’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험생은 기출문항을 중점적으로 살펴야 한다. 지난해 출제문항과 해설 등을 살피며 대학의 출제기조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출제자가 직접 작성한 내용인 만큼 대학별고사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기출문제집보다도 효용 높은 ‘족보’인 셈이다. 특히 보고서는 입학 홈페이지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기에 대학별 고사 준비의 시작부터, 직전 최종 점검용으로도 좋은 자료가 된다.
최근에는 대학별로 발표하는 선행보고서 역시 매해 충실해져오고 있다. 분량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예시문항 미공개에도 패널티가 없는 서류 기반 면접 예시 문항도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등 수요자 친화 행보를 보이는 대학도 돋보인다. 대학별 선행보고서 분량은 상위15개대(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가운데 중대가 270페이지로 가장 많고 이어 성대 244페이지, 경희대 209페이지, 연대 205페이지 순으로 200페이지 이상이다. 시립대가 유일하게 100페이지 미만이다. 단 논술전형을 운영하거나, 제시문 기반 면접을 모집단위별로 다양하게 운영하는 대학일수록 분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대학별 전형에 따라 편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보고서의 분량만으로 고교 교육과정 내 출제 노력이나, 정보공개의 충실성 등을 가늠하긴 어렵다.
단 수요자 친화 차원에서 서류 기반 면접의 예시문항을 공개하는 대학이 눈에 띈다. 교육부는 각 대학이 실시하는 모든 면접 등 대학별 고사에 대해 예시문항과 문항카드를 공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별도 징계가 없어 대다수 대학이 기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 그럼에도 중대 동대는 모집단위별 예시문항을 나열할 뿐 아니라 경희대와 인하대는 평가항목별 예시문항을 공개했다. 이공특 중에선 GIST와 UNIST가, 특수대학 중에선 육사가 돋보인다.
선행보고서의 발간 목적 자체는 대학의 교육과정 위반 여부를 분석하기 위한 것인 만큼, 대학은 위법판정을 피하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교육부 기초학력진로교육과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별도의 행정처분이나 시정명령을 받은 대학은 없었다. 2023학년에는 시정명령 대상인 대학만 있었다. KAIST 한대 건양대의 3개교가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들 대학은 2회 연속 위반이 아니라 시정명령만 받고 행정처분은 받지 않았다. 행정처분은 2년 연속으로 위반한 경우 내려지는데 이 경우 입학정원의 10%의 모집정지 처분이 이뤄진다.

<논술/면접 문항 공개.. 2025상위15개대 2468페이지>
선행보고서는 전년 대학별고사 기출문제와 출제의도, 예시답안 등을 안내하고 있는 일종의 ‘기출문제집’이다. 출제주체인 대학이 직접 내놓는 자료라는 점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인 데다, 대학의 기출을 복원해 각기 다른 분석을 내놓는 사교육 교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신뢰도를 지닌다. 도입 초기에는 논술만을 분석했지만 2017학년부터는 면접/구술고사에서 실시하는 교과 관련 질문 문항에 대한 분석도 실시하기 시작하면서 논술/면접을 아우르는 대학별고사 기출 확인 통로로 자리잡았다. 시행 첫해에는 학교마다 양식도 제각각인 등 비교적 부실한 편이었지만 이후 발전을 거쳐 교육 소외지역 일반고 학생들도 활용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대학별 양식이 통일된 이후 선행보고서는 대폭 분량이 확대됐다.
특히 최근에는 일부 대학이 수요자 친화 차원에서 학생부 기반 면접의 예시문항도 공개하고 있다. 공개하지 않아도 별다른 불이익은 없어 대다수 대학이 기출을 공개하지 않지만, 일부 대학은 평가항목별 예시 질문을 공개한다. 제시문 기반 면접을 넘어 어떤 개별 질문이 출제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보고서 분량도 충실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상위15개대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5학년 1021페이지에서 시작해 2016학년 1854페이지, 2017학년 2512페이지 순으로 분량이 크게 확대된 이후 2018학년 2537페이지, 2019학년 2503페이지, 2020학년 2239페이지, 2021학년 2680페이지, 2022학년 2354페이지, 2023학년 2076페이지, 2024학년 2224페이지, 2025학년 2468페이지 순으로 비슷한 분량을 유지하고 있다.
제시문 기반 면접을 진행하는 경우나, 모집단위별 논술고사를 다양하게 실시하는 경우 제시문 분량이 많다. 개별 대학으로 살펴보면 중대가 270페이지로 가장 많고 이어 성대 244페이지, 경희대 209페이지, 연대 205페이지, 서울대 194페이지, 건대 191페이지, 동대 176페이지, 외대 162페이지, 이대/인하대 각 142페이지, 고대 129페이지, 숙대 126페이지, 한대 114페이지, 서강대 108페이지, 시립대 56페이지 순이다. 꼭 분량 많은 대학이 ‘잘한 대학’이라고 할 순 없겠지만, 대학의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논술 실시 14개교 문항카드 모두 공개 ‘기출문제집 활용’
선행보고서는 크게 △선행학습영향평가 대상 문항 △선행학습영향평가 진행절차/방법 △고교 교육과정 범위/수준 준수 노력 △문항분석결과 요약 △대학입학전형 반영계획 및 개선 노력 △부록(대학별고사 문항카드) 등으로 구성된다. 수험생들이 참고할 만한 항목은 주로 ‘부록’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문항카드’의 형식으로 문항 출제의도 출제근거 문항해설 채점기준 예시 답안 순으로 문제를 분석해 소개한다. 수험생들은 상세한 분석 내용을 담고 있는 대학별 문항카드를 참고해 논구술 대비 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상위15개대 기준 논술고사를 실시하지 않은 서울대를 제외한 14개교는 모두 논술 관련 문항카드를 공개하고 있다. 논술 문항카드의 경우 대학별 양식에 큰 차이 없이 △일반정보 △문항 및 자료 △출제의도 △출제근거 △문항해설 △채점기준 △예시답안 등의 항목으로 구분된다.
항목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반정보의 경우 대학별 고사의 전형유형과 전형명, 해당 문제를 출제한 모집단위 문항번호를 기재하고 출제범위를 교육과정 과목명과 핵심개념/용어로 구분해 명시하고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전체 시간 중 해당 문제 예상 소요 시간도 기재하고 있기 때문에 수험생은 실전에 앞서 각 문제의 예상 소요 시간을 기준으로 삼아 문제를 풀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항 및 자료는 ‘기출문제’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실제 출제된 제시문과 문제를 그대로 싣고 있다. △출제의도는 문제를 통해 무엇을 평가하고자 했는지 소개하는 부분이다. △출제근거는 교육과정 근거와 자료 출처로 크게 나뉜다. 교육과정 근거의 경우 고교 교육과정 중 어느 과목을 활용했는지, 관련 성취기준은 무엇인지 기술한다. 자료 출처는 활용한 도서명을 기록하고 있다. 만일 교과서 이외 다른 도서를 활용한 경우 도서명과 해당 도서의 쪽수, 재구성 여부를 밝히고 있다.
△문항해설은 제시문 각각을 분석하고 어떻게 해결할지 제시한 부분이다. 각 제시문이 무엇을 말하는 내용인지 문항 해설을 통해 핵심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제시문뿐 아니라 질문에 대한 해설도 담고 있다. 질문이 요구하는 답이 무엇인지, 혹은 어떤 방법으로 기술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특히 제시문마다 핵심으로 찾아냈어야 하는 주제를 강조해주기도 한다. △채점기준의 경우 어떤 기준으로 답안을 평가하는지 설명한 부분이다. △예시답안은 해당 문항에서 요구하는 답변을 예로 들어 서술하고 있다. 일종의 모범답안인 셈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기출문제를 토대로 문제를 풀어본 뒤에 예시답안과 비교해 보며 피드백해 볼 수 있다. 한 교육 전문가는 “논구술 준비의 첫걸음은 선행학습 보고서를 통해 기출문제의 메커니즘을 파악하는 것이다. 여기에 수시 이전 대학별로 발표하는 논술가이드북 모의논술 등을 활용하면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류 기반 면접 예시.. 모집단위별 예시문항 중대/동대 ‘수요자 친화’>
상위15개대는 수시에서 모두 면접을 실시하는 전형을 운영한다. 단 서류 기반 면접은 기출문항을 공개하지 않아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어 대다수의 대학이 기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단 일부 대학은 평가항목별 예시 질문을 공개하거나, 모집단위별 예시 질문을 공개한다. 학생부를 기반으로 어떤 개별 질문이 출제됐는지 엿볼 수 있는 셈이다. 중대와 동대가 대표적인 수요자 친화 대학으로 꼽힌다. 동대는 무려 16개 모집단위의 개별 질문 예시를 공개했으며 중대 역시 10개 모집단위의 개별 질문을 공개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대는 학종(CAU탐구형인재) 면접 질문 예시를 모집단위별로 공개했다. 10개 모집단위의 개별 예시 질문을 확인할 수 있다. AI학과는 '수학Ⅰ에서 신경망 모델의 활성화 함수에 대한 활동을 수행했습니다. 시그모이드 함수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유가 무엇이며, 그 한계점은 무엇인가요' 등이 출제됐다. 전자전기공학부는 '2학년 자율활동에서 '이차함수를 활용한 소리에너지 하베스팅'을 보고서 제목으로, 소리를 통해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이차함수 형태의 구조물을 제작 소리를 이차함수의 초점으로 모으고, 판의 떨림으로 유도전류를 만드는 실험을 시행했는데 실험의 주 원리와 관찰 결과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등을 질문했다.
동대는 학종에서 공통질문/예시문 없이 개별 질문을 출제했지만, 수요자의 면접 대비를 돕기 위해 예시 질문을 공개했다. 무려 16개 학과의 학과별 예시문항을 각각 공개해 수요자 친화 행보가 돋보인다. 예컨데 약학과에서는 '‘언어 능력이 탁월하다’, ‘발표 능력이 우수하다’ 등 언어 및 소통 역량에 대해 기재되어 있는데요. 본인의 의사소통 능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얘기해주세요. 또 그러한 역량이 약사가 되는데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하나요'의 세특을 검증하는 질문이 제시됐다. 경영정보학과의 경우 '2~3학년 때 전교 학생자치회 홍보마케팅부 차장으로 학교를 알리는 행사를 구성하고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했는데요. 어떤 행사를 기획했는지 얘기해 주세요. 또 해당 활동 과정에서 친구들과 협력한 내용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등을 질문했다.
경희대와 인하대는 평가요소별 질문 예시를 공개한 점이 눈에 띈다. 경희대는 학종 면접 문제 예시를 ‘전공적합성’과 ‘인성’의 2개 평가요소로 나눠 공개했다. ‘전공적합성’ 평가를 위해서는 ‘고등학교 재학 중 가장 흥미를 가졌던 과목은? 그 과목 수업에서 가장 의미 있거나 기억에 남는 활동은?’, ‘과목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독서활동이 기록되어 있는데, 어떤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는가?’ 등을 질문했다. ‘인성’ 확인을 위해서는 ‘학교에서 나눔과 배려를 실천한 활동은?’, ‘학교에서 리더쉽을 발휘한 경험과 배운 점은?’ 등을 질문했다.
인하대는 학종(인하미래인재)에서 서류 기반 면접 질의를 진행한다. 평가요소별 질문 예시를 공개한 점이 눈에 띈다. ‘기초학업역량’ 확인을 위해선 ‘A과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보면 OOO현상에 대해 조사한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OOO현상의 원인이 무엇인가?’ 등을 질문했다. ‘진로탐구역량’ 확인을 위해선 ‘A활동을 하면서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가?’를 질문했다. ‘의사소통역량’ 확인을 위해선 ‘1, 2학년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보면 공통적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깊다고 기재되어 있다. 관련된 사례가 있는가?’를 질문했다.
최근엔 서류 기반 면접 문항 예시를 공개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교육부의 제재 없이도 자발적으로 수요자 친화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모집단위별로 묶어 공개하진 않아도 학생부의 어떤 항목에서 어떤 질문이 출제되는지를 엿보기엔 충분하다.
이대는 교과전형인 고교추천과 실기/실적의 어학특기자 국제학특기자 예체능서류에서 면접을 실시했다. 단 올해는 교과전형 면접을 폐지하고 면접을 반영하는 학종 미래인재-면접형을 신설한다. 수험생은 실기/실적 면접뿐 아니라 올해 신설되는 학종 미래인재-면접형 대비에 예시문항을 활용할 수 있다. 면접질문 예시를 살펴보면 ‘이수 교과목 중, 지원학과에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교과목 시간에 한 발표 주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 실험동아리를 꾸준히 했는데, 동아리에서 주로 어떤 역할을 했나요?’ ‘지원 학과에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본인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은 무엇인가요?’ 등이 있다.
시립대의 경우 학생부종합Ⅰ(면접형) 면접질문 예시문항을 5개 공개했다. 예시문항을 살펴보면 ‘3학년 사회문제탐구 시간에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등 기후위기에 대해 탐구했는데 화석연료 사용이 환경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 원리로 설명해 보세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엇이 있나요?’, ‘3학년 동아리활동에서 ‘국민을 위한 국민연금은 없다’와 정부의 재정계산 자료를 탐독하여 국민연금의 현재 상황과 연금개혁안 간의 충돌을 문제삼았는데 국민연금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요? 연금개혁안의 충돌 문제는 무엇인가요?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등을 출제했다.
성대는 학종(탐구형)에서 자전 교육학 한문교육 수학교육 컴퓨터교육 스포츠과학 등 일부 모집단위에 한해 인적성면접을 실시한다. 의예는 제시문 기반 면접이다. 면접을 실시하는 모든 학과의 제시문과 질문을 공개했다. 선행보고서를 살펴보면 자전은 비교적 긴 제시문과 질문이 주어지며 사범대는 간단한 제시문과 질문, 스포츠과학은 비교적 짧은 질문이 주어진다.
서울대의 경우 서류 기반 면접을 실시하는 학종(지균) 예시문항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시 적성인성면접을 실시하는 의대와 사범대 역시 질문 없이 제시문만 공개했다. 다만 수시/정시를 묶어 공개한 의약계열 제시문에서 일부 질문을 확인할 수 있다. 수의대 제시문을 살펴보면 상황이나 그래프 등이 담긴 제시문도 있었지만 진학을 위해 한 노력을 묻는 질문, 학생부 내용 확인 질문, 지원한 동기에 대한 질문, 졸업 후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질문, 힘든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묻는 질문, 지원자가 생각하는 수의학 관련 사회 이슈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도 주어졌다. 사실상 면접 예시 질문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치대의 경우 지원 동기, 치의학대학원이 학생들에게 가르쳐야하는 가장 중요한 것, 지원자의 강점과 약점에 대한 설명과 극복하기 위한 노력, 지원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인류의 행복에 미칠 영향 등을 묻는 질문도 확인할 수 있다.
건대 숙대 외대 한대 등은 학종에서 제출서류 기반 면접을 실시하지만 별도의 출제 문항 없이 개별 면접을 실시한다는 이유에서 따로 면접 예시문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연대는 제시문 중심이며 고대는 서류 기반 면접을 실시하는 전형에 대해서 예시 일부를 공개했다. 서강대는 수시에서 면접을 실시하지 않는다.
<정시 의예과 면접 4개교.. 연대 고대 ‘문항해설 공개’ 서울대 성대 ‘제시문만 공개’>
상위15개대 중 의대 정시 면접을 실시하는 대학은 서울대 고대 연대 성대의 4개교다. 이 중 연대와 고대는 면접 제시문과 문제뿐 아니라 해설까지 공개해 수요자 친화 행보를 보였다. 서울대와 성대의 경우 면접 제시문만 공개, 어떠한 제시문이 출제되는지 경향만 파악할 수 있다.
연대는 정시 의예과 면접평가를 실시한다. 현장 대면 면접인 Part.1의 문제1번의 경우 제시문을 읽고 감염병 유행에 대한 각 사회의 대응 양상이 변화해가는 다양한 측면을 설명하는 문제와, 본인이 생각하는 미래 의료의 변화 방향과 의사가 수행할 역할을 설명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문제2번의 경우 구체적으로 갈등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분석하고 갈등의 당사자들이 놓인 처지를 공감적으로 이해하여 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지 평가한다. 현장 비대면 녹화 면접인 Part.2는 과학 문항이다. 1번 문제는 이중 나선 DNA 구조와 반보존적 DNA 복제 과정을 이해하는지 평가한다. 또한 화학 결합, 분자 간 상호 작용의 개념을 이중 나선 DNA 구조에 적용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2번 문제는 물질의 이중성을 알고, 전자 현미경의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또한 세포 소기관관찰에 적용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고대는 정시 일반전형과 교과우수, 농어촌, 사회배려에서 의과대학 인적성면접을 실시한다. 면접시간이 5분으로 짧은 차이가 있다. 전공하는 데 필요한 적성과 인성을 평가하며 별도 배점은 부여하지 않는다. 기출문항을 살펴보면 비교적 긴 제시문을 하나 주고, 이와 관련해 생각을 묻는 문항 1~3번을 출제했다. 제시문을 읽은 후 글의 내용을 파악하고 요약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평가하고자 했다. 아동 학대의 상황을 판단하고, 보호자와 환자, 다른 가족의 사회적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지 평가했다. 아동 학대 상황을 의사로서 판단하고 윤리적이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고, 환자가 의사를 공격하는 등의 응급 상황에 대해 적절히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는지도 평가했다.
서울대는 정시 지균과 일반에서 의대 적성/인성면접을 실시한다. 의대의 경우 선행보고서에는 제시문만 담겼다. 그림과 상황, 표 등이 포함된 제시문 9개가 주어졌다. 선행보고서에 따르면 ‘병원 진료와 관련된 제시문’ ‘지속 가능 에너지, 혁신 기술과 관련된 제시문’ ‘예술작품, 실생활 등 다양한 주제의 제시문’ ‘위약효과와 관련된 제시문’ ‘환자군, 대조군 포함 연구 결과 제시문’ ‘언어의 의미와 관련된 제시문’ ‘딜레마 상황과 관련된 제시문’이 주어졌다.
성대 역시 정시 일반전형에서 의예과 면접을 실시한다. 면접은 합/불 판단 요소로 활용하며 제시문 기반 면접이다. 주어진 제시문을 요약하면 ‘지민이와 수영이는 절친한 친구다. 지민이는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가는 꿈을 꾸었는데 꿈 속에서 지민이는 양반집 생원, 수영이는 지민이 집의 노비였다. 어느 날 지민이가 선생님 앞에서 그간 공부한 내용을 틀리자 선생님은 지민이의 노비인 수영이의 종아리를 때려 지민이의 실수를 벌하고자 했다. 수영이는 당연하게 회초리를 가지고 사랑방으로 들어와 선생님에게 건넨 후 바지를 걷어 올렸다. 현재를 살고 있는 지민이는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는 지문을 읽고 꿈속의 지민이라면 어떻게 행동하는 게 옳을지 물어봤다.
<이공특 ‘수학/과학 구술면접’.. GIST UNIST 서류 기반 면접 예시 ‘주목’>
이공특의 경우 대체로 일반대 대비 보고서의 분량은 짧은 편이다. 상위15개대의 경우 대부분 논술전형을 실시하고 있어 논술 문항 소개만으로도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이공특은 대부분 학종으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제시문을 활용한 면접을 실시한 KAIST 포스텍 한국에너지공대(이하 켄텍)의 경우 제시문 기반 면접의 문항과 해설을 담았다. 단 포스텍의 경우 제출서류 기반 면접도 실시했지만 서류 기반 면접의 예시는 공개하지 않았다. DGIST 역시 서류 기반 면접 예시를 공개하지 않았다. 반면 서류 기반 면접만 실시하는 GIST와 UNIST는 서류 기반 면접임에도 예시를 공개하며 수요자 친화 행보를 보였다.
수학/과학 제시문을 활용한 구술면접을 진행하는 경우 일반대 논술과 비슷한 형태로 문항카드를 통해 해설을 공개하고 있다. KAIST의 선행학습 보고서를 살펴보면 학업역량 면접 기출문항과 출제의도/근거, 문항해설, 채점기준, 예시답안, 유사 기출문제 등을 수록하고 있다. KAIST는 선행보고서와 입학전형 면접 기출문제를 나눠 공개했다. 학업역량 면접은 수학·과학·영어 관련 개인별 구술면접을 시행하며, 그 중 과학 과목은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중 지원자가 1개 과목을 선택하여 응시하는 형태이다. 적합성 면접은 공통질문과 서류 확인 면접이 함께 진행된다. KAIST가 공개한 적합성 공통문제를 살펴보면 전동킥보드 관련 제시문을 주고 이와 관련한 질문 3개를 출제했다.
포스텍은 제시문 기반 구술면접과 서류 기반 질의응답을 모두 실시한다. 제시문 기반 면접의 경우 단일계열은 수학 물리학 화학 관련 문항 7개가 출제됐으며, 반도체공학과의 경우 수학 문항 3개가 출제됐다. 제시문 기반 면접은 문항카드를 공개했다. 단 서류기반 질문은 예시 질문을 공개하지 않았다.
켄텍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창의성 면접을 실시한다. 지원자에게 독특한 제시문이나 상황을 주고 과제를 해결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과학기술과 관련된 제시문이 주어진다. 지난해는 기후 위기로 지구를 떠난 인류가 새로운 행성 '켄테시아'에 도착해 정착했고, 이 행성의 필수 에너지원인 켄트로늄에 대한 이야기를 문항 배경으로 삼았다. 가상사회 켄테시아에서 발행한 'KENTESIA TIMES' 4개 신문을 읽고 신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신문의 각 부가 발행된 순서를 추정하고 이유를 설명하는 문항으로 출제됐다.
GIST의 선행보고서에는 면접 평가요소 예시와 면접문항 예시가 담겼다. 예시문항을 살펴보면 교과 학업 소양 확인을 위해 ‘학생부에3학년 기하와 벡터 과목에서 ‘양자 컴퓨터 큐비트, 기하로 설명해보기’를 주제로 발표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이었고, 그 뒤 최근 동향을 알아본 적 있는가’ ‘학생부 기록 중 화학Ⅱ 과목에서 르샤틀리에 원리를 이용해 치아 부식과 산성도의 관계를 설명했다고 작성돼있는데 치아부식과 산성도의 관계를 르샤틀리에 원리를 이용해 설명한 이유는 무엇인가’ ‘수학 또는 과학 성적이 타 교과에 비해 낮은 편인데,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성적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보았는가?’등을 질문했다.
UNIST가 공개한 수시 탐구우수 면접 질문 예시를 살펴보면 'UNIST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본인의 취약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가요', '학업에서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면 말해보세요', '본인이 제출한 탐구활동 분야에서 앞으로의 학업 및 연구 계획을 말해보세요', '탐구활동에서 본인의 역할과 얻을수 있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UNIST에 진학후 본인의 진로계획에 대해 말해보세요' 등이다.
<특수대학 ‘공동 실시 1차시험 문항카드 주목’.. 면접 평가항목 등 참고>
특수대학도 2017학년부터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특수대학이지만 이들 역시 보고서 공개 대상 학교에 해당한다는 교육부 지침에 따른 조치다. 일반대 문항카드만큼의 상세 분석은 담지 못했지만 출제범위 출제의도 등을 통해 분석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경찰대를 제외한 4개 사관학교가 동시에 실시하는 사관학교 1차 시험은 국어 영어 수학으로 구분해 출제근거 출제범위 출제의도 검토의견 등을 명시하고 있다. 같은 문제라도 사관학교마다 문항해설이 달라 사관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각 사관학교별 문항카드를 비교해봐도 좋다.
단 면접 예시를 공개한 곳은 육사뿐이다. 타 특수대학은 평가항목을 세부적으로 공개했다. 육사가 공개한 구술면접 예시 문항을 살펴보면 시사 이슈와 관련된 제시문을 지원자가 읽고, 이를 요약하고 관련된 의견을 면접관과 질의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회적으로 다양한 입장 차이를 보이는 문제에 대해 지원자가 어떤 의견을 제시하든 이를 얼마나 타당하고 논리적인 근거로 듣는 이를 설득할 수 있는지도 살폈다. 제시문을 주고 국방과 국군의 임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등을 묻는 식이다.
<선행학습 영향평가란>
선행학습 영향평가는 2014년 9월12일부터 시행된 ‘공교육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하 공교육정상화법)에 근거한다. 공교육정상화법 제10조에 따르면 대학별고사(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구술고사, 실기/실험고사, 교직적성/인성검사)를 실시하는 경우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 또는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경우 입학전형 영향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선행학습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영향평가를 실시해 공고해야 한다.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입학전형영향평가위원회 구성에는 고교교사 및 교육과정 전문가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각 대학은 입학전형 영향평가를 실시한 후 그 결과와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의 반영 계획을 매년 3월31일까지 대학 홈페이지에 게재해 공개해야 한다.
선행학습 영향평가 대상은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와 그 밖에 다른 법률에 따른 고등교육기관을 말한다. 대학의 장은 대학별고사를 실시한 경우 반드시 자체적으로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선행학습 영향평가 실시 결과를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 반영할 필요가 있는 경우 이를 위해 전형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
2015학년 처음으로 발간되기 시작한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는 대학별로 양식도 통일되지 않아 수요자가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았다. 그러나 다음해인 2016학년부터는 대학별 양식을 통일하고 서울 상위 15개 대학의 경우 대학별고사 기출문제를 100% 공개하는 등 개선이 이뤄졌다. 개선된 보고서는 문항분석, 출제의도, 모범답안까지 제시해 논술 주교재로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는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가 ‘기출문제집’으로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특히 2017학년부터는 논술뿐 아니라 면접/구술고사에서 실시하는 교과 관련 질문 문항에 대한 분석도 실시됐다. 면접의 교과지식 관련 문항에서도 교육과정 범위를 넘어갈 시 제재가 따르게 된 셈이다.
단 교육부는 2023년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모든 전형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당시 사교육 혁파 기조에 편승한 해프닝으로 결론 지어졌다. 교육부는 2023년 대학 출제 담당자 연수에서 2024학년 대학별 고사부터 모든 유형의 대학별 고사에 대해 선행학습 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안내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부 위주 전형에서 면접을 볼 경우 일부 대학이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는데 앞으로는 다 포함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24년 3월 15일 연수에서는 제시문 기반 면접 등 교과 외 논구술고사만 선행학습 영향평가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방침을 이어가는 셈이다. 대학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정책상 학생부 위주 전형도 짚겠다고 했지만 정작 지침에서는 담기지 않았기 때문. 교육부는 대학에게 서류 기반 면접 예시도 공개하라고 요청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별도의 규제가 없어 실효성은 없는 상황이다.
영향평가에 관한 사항은 교육부장관 소속 교육과정정상화심의위원회(이하 교육과정위원회)가 심사/의결한다. 심의 결과에 따른 시정이나 변경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교원 징계뿐 아니라 재정지원 중단 또는 삭감, 학생정원 감축, 학급 또는 학과의 감축/폐지, 학생 모집 정지 조치 등을 할 수 있다.
시행령안 제15조는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대학별고사를 실시할 때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내용을 출제/평가한 경우 총 입학정원의 10% 범위에서 모집정지 조치를 실시한다. 입학전형 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거나 그 결과를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 반영하지 않은 경우에는 총 입학정원의 5% 범위에서 모집정지 조치한다. 입학전형 영향평가 결과 및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의 반영 계획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해 공개하지 않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총 입학정원의 5% 범위에서 모집정지 조치가 취해진다. 위반행위가 둘 이상인 경우, 각각 개별 처분기준을 합산해 처분하되 입학정원 모집정지는 최대 15%를 넘을 수 없다.


